'낙하산 좀 빨리 안내려오나.' 요즘 화재보험협회 직원들은 이런 얘기를 자주 한다. 협회 이사장 자리가 5개월째 공석인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외부인사 영입이 빨리 마무리됐으면…" 하는게 이들의 바람이다. 지난 1973년 설립된 화보협회는 회장제 대신 이사장제를 채택하고 있고 그동안 외부인사가 그 자리를 줄곧 맡아 왔다. 직전 이사장은 국회의원 출신인 오상현 현 손해보험협회장이었다. 그러나 작년 11월15일 오 이사장이 손보협회로 옮겨가면서 공석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한때 일부 인사가 후임자로 거론됐으나 본인이 고사한 까닭에 선임되지 않았다. 연초 정권 교체기와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엔 후보자가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인사와 관련해 잡음(청탁 등)이 생겨나는 것을 꺼려하는 최근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현상이다. 화보협회 이사장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상현 손보협회장은 "열심히 찾고 있지만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자격이 되는 분께 의사타진을 하면 썩 내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화보협회 직원들은 애가 탄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중인 재난보험 가입 의무화,재난관리청 신설 등의 분야에서 화보협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