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사태 이후 꽉 막혔던 은행의 중장기 외화차입이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 은행들에 돈 빌려주기를 꺼리는 외국은행들이 적지 않아 외화차입 여건이 크게 호전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1억2천만달러의 중장기(만기 1∼3년) 외화차입에 성공해 17일 돈이 입금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SK글로벌 사태 이후 시중은행이 중장기 외화차입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의 신디케이트론엔 영국계 HSBC 바클레이은행 스탠더드차터드은행, DBS(싱가포르개발은행), 미국계 와코비아은행, 독일계 란데스방크 등 6개 주간사와 2개 은행이 추가로 참여했다. 금리는 만기에 따라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0.3%(1년)∼0.5%포인트(3년)씩을 얹은 수준으로 작년에 비해 0.1%포인트 정도 높은 조건이다. 국민은행은 이 돈을 그동안 비싼 금리로 빌렸던 단기 외화차입금을 갚는데 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미은행도 사모방식으로 스미토모은행 등 6개 외국은행으로부터 1억달러 이상을 차입하는 협상이 성사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1억달러의 중장기 외화차입을 위해 스탠더드차터드 스미토모은행 등 3개 은행을 주간사로 선정해 공모작업에 들어갔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