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가 봄을 맞아 새 상품을 내놓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해는 가구업체들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게 특징이다.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고가 제품은 물론 다양한 중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서비스 품목도 늘리는 추세다.


이는 소비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대 호황을 누린 가구업체들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성장을 예상하고 공격 경영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 등 대내외 여건으로 소비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경영전략을 수정하고 나섰다.


불황을 극복하면서 성장률을 지난해 절반 수준만이라도 달성하겠다는 게 가구업계의 새로운 경영전략이다.


가구업계는 올해 국내 가구시장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4조7천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은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증가한 3억3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샘은 올 1·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 성장하는 데 그쳤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대비 30% 성장을 예상했는데 1·4분기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아 연간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에넥스 한국OA 퍼시스 보루네오가구 진명가구 등 대부분 가구업체들의 올 1·4분기 매출실적이 당초 목표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구업체들은 이 같은 불황을 정면으로 극복한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가구는 내구재 속성상 불경기일 때는 새로 구입하거나 교환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만큼 가구시장의 체감 경기는 좋지 않다.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도록 몇 배 노력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가구업계는 가격대를 다양화해 불황 돌파에 나서고 있다.


중고가 제품만 만들어 오던 기업들이 저가 시장에도 파고들고 있다.


에넥스는 올 초 새 상품으로 저가 위주의 주방가구와 인테리어가구를 한꺼번에 12종이나 내놓고 저가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보루네오가구는 '이오레'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20% 이상 대폭 내렸다.


이 회사는 그러면서 콘솔을 서비스 품목으로 주고 있다.


리바트는 종전 할인폭을 크게 뛰어넘은 40% 할인가격으로 소파를 팔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고가 전략을 펴는 업체도 있다.


까사미아는 강남구 신사동에 지상 5층 규모의 전시장을 최근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지역에서 수입해온 고가 제품만 전시·판매하고 있다.


특히 고가의 자체 브랜드 '살림'을 출시하고 고소득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현구 대표는 "소비가 위축돼 다소 걱정했는데 오히려 문을 열자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진명가구는 고가대인 클래식 모델을 모던풍의 중가로 만들어 판매에 들어갔다.


가구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하나 서비스 품목 추가 등과 같은 방식에서 탈피해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최근 일본 가구업계는 장기 불황 돌파 전략으로 고부가가치 기능성 가구로 시장을 공략,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 가구업계는 최근 가정에서 홈시어터 설치가 늘자 스테레오 기능과 소리진동 기능을 넣은 홈시어터용 소파를 내놓았다.


도쿄 중심부의 오츠카가구 매장에서 한 점에 30만엔 하는 고가 제품임에도 한 달에 50여점 이상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식탁의 상판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변형 식탁도 기능성 가구의 한 예다.


국내 가구업계는 가구와 가전제품을 접목시켜 불황을 돌파하고 있는 일본 가구업계의 변신을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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