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표명한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14일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대과없이 마무리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정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표를 제출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앞으로는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정 총재는 정부로부터 언제 거취와 관련한 통보를 받았느냐고 묻자 담담한 표정으로 "일주일전 부총리가 해외IR를 떠나기전에 의논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양재역 부근 오피스텔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할 생각이지만 당분간은 충분히 쉴 계획"이라며 "가족과 두루 국내외 여행을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총재는 그러나 "은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만두는 것이 다소 아쉽다"며 "후임 총재가 기존의 방향 위에서 조직을 훌륭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시원섭섭'한 감정을 토로했다. 그는 산업은행의 진로와 관련 "앞으로 상당기간은 국책은행의 역할이 여전히 필요할 것"이라면서 "재직중 산업은행 자율경영 체제의 초석을 닦았으며 앞으로 더욱확대 발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총재는 재직기간 대우자동차 매각 처리와 현대상선 4천억원 대출사건과 관련한 구설수에 휘말렸던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