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SK글로벌이 오는 15일까지 제출키로 한 2차 자구안에서 그룹 주력계열사의 지원을 포함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 또는 청산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실사결과에 따라 SK글로벌의 부실규모가 의외로 커질 것이란 채권단 주변의 예상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현단계에서 SK글로벌이 그룹 지원없이 자력갱생하는 것은 어렵다는 쪽으로 채권단의 판단이 선데 따른 것이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11일 "그룹차원에서 SK글로벌이 살아날 수 있도록 보다 과감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스스로 살아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 경우 부득이 법정관리나 파산 등 극단적인 처방을 검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외자산의 상당부분이 부실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은 부실규모에 상응하는 그룹차원의 지원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국내는 물론 해외채권자들이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채권금융기관 고위관계자는 "실사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해외부문을 중심으로 부실규모가 클 것으로 본다"며 "SK글로벌을 어떤식으로든 정상화시켜 채권회수를 극대화한다는 입장은 변함없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더드 차터드 등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은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SK글로벌측과의 협상에서 SK글로벌 정상화의 관건으로 모회사인 SK㈜를 포함한 그룹측의 지원여부를 집중적으로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채권단중 일부 은행은 자체 분석을 통해 추가부실 규모가 1조5천억∼2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 전체적인 부실규모가 약 4조원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SK글로벌측이 마련하고 있는 2차 자구안에 SK㈜와 SK텔레콤이 SK글로벌에 신규 출자하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 SK그룹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가 SK글로벌이 갖고 있는 주유소를 시가에 매입하고 ▲SK텔레콤은 SK글로벌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을 자사주 형태로 사들이는 한편 두루넷 전용회선망도 적정가에 매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SK글로벌이 지금과 같은 영업을 지속하고 그룹 주력계열사들이 출자를 통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면 2-3년후에는 충분히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그룹측도 SK글로벌의 정상화가 영업망과 시장지배력 등 그룹계열사간의 시너지효과를 유지하는데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출자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글로벌과 그룹측은 오는 15일까지 2차 자구안을 제출키로 하고 다양한 자구책을 검토하고 있으나 참여연대와 소액주주 등의 `SK글로벌 지원 거부' 요청으로 자구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