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과학원 본관 건물 맞은 편에는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인물상이 서 있다. 과학원을 설립한 인도 최대 민간기업 타타그룹의 창업주 잠세티 타타(Jamseti Tata)의 동상이다. 그는 1839년에 태어나 1904년에 돌아갔다. 과학원 내 원장집무실 등 대부분의 사무실에는 그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학교측은 매년 3월3일을 '설립자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펼친다. 과학기술 발전의 주춧돌을 놓은 타타는 '위대한 비전제시자(visonary)'로 추앙받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과학원이 '타타 연구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인도인들은 마하트마 간디가 독립의 정신적 지주였다면 인도과학원을 설립한 타타를 독립의 실질적 기반을 준비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타타는 영국 식민통치 하에서 자동차 건설 화학 등 중공업 분야 기업을 키웠다. 인도가 독립하게 되면 과학기술이 국가발전에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예견한 것이다. 그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1889년 각계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 인도과학원 설립안을 마련했다. 타타는 당시 방갈로르 지역을 통치하던 마이소르왕국의 왕으로 부터 기증받은 대지에 사재를 털어 과학원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인도를 통치하던 영국총독부가 과학원 설립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과학원은 그가 죽은 지 5년 뒤인 1909년 그의 아들에 의해 완공됐다. 생전에 과학원 완성을 보지 못한 것이다. 타타는 인도과학원 외에도 20여개의 초중등학교를 세워 인도인들을 일깨웠으며 빈민구제사업에도 앞장섰다. 종교간 갈등이 심한 인도에서 소수 종파(조로아스터교)인 타타가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