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보호원이 소비자 보호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정기적으로 주요 상품군의 품질을 비교해 발표하고 소비자 피해가 큰 사안은 검찰과 연계해 법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품질비교 정보의 제공이다. 소보원은 올해부터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과 품질은 물론 안전성에 관한 정보를 계량화해 발표키로 했다. 대상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품목이나 정보가 취약한 신제품을 위주로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의 품질비교 상품군은 김치냉장고 MP3플레이어 생리대 인라인스케이트 등 23개다. 비교 결과는 소보원이 발간하는 월간 '소비자시대'와 언론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소보원이 특정 상품의 가격 품질 안전성 등을 비교해 발표할 경우 매출과 시장점유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품질비교의 기준이 모호하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소보원의 품질비교가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보원 최규학 원장은 "제품별로 점수를 계산해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특징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품질비교가 진행된다"며 "소비자에게 제품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품질비교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소보원의 법적 대응 수위도 높아질 전망이다. 소보원은 그동안 피해사례가 접수되면 문제의 상품에 대해 관련기관에 정보를 제공하고 언론을 통해 피해사례를 알리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집단적으로 피해를 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검찰을 통해 즉각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 소보원 관계자는 "40만건 이상의 피해가 접수됐던 인터넷쇼핑몰 하프플라자 사건처럼 피해가 급속도로 퍼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빨리 조치를 취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사건의 경중을 판단,법적 대응의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