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도 최근 유가 상승과 여행객 감소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라크 전쟁 발발과 동시에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동남아 일대의 괴질 확산까지 겹쳐 올 경영목표 관리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사태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겨우 닦아놓은 정상화의 발판이 다시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에 따라 일상적인 경비지출 축소는 물론이고 적자 노선을 대상으로 대규모 감편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5월말까지 △샌프란시스코 6회 △호놀룰루 2회 △시카고 7회 △뉴욕 4회 등 총 29편을 감편한데 이어 이라크 전쟁으로 국제선 여객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중동노선을 포함해 총 17편을 추가로 줄였다. 아시아나항공도 조만간 영업전략회의를 열어 주요 노선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라크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미주 유럽노선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최근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괴질이 번지면서 해당 지역 승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사들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시나리오 경영'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악재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갖고 있지만 상반기까지는 초긴축 경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