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현재 내국세의 15%인 지방교부세 법정률을 올해 17.6%로 인상하는 한편,중장기적으로 지방소비세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치안 교육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지방분권화 시대를 열자면 지방재정 강화가 선결과제인 만큼,교부세율 인상방안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역간 경제력 차이가 지나치게 커서 당장은 교부세율 인상외엔 달리 지방재원을 확충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교부세율이 계획대로 인상되면 지방교부세로 지자체의 기준재정수요를 보전하는 비율이 현재의 76.4%에서 90% 수준으로 높아지게 된다. 적어도 지자체의 기본적인 행정운영 비용은 교부세로 어느정도 충당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국고보조금은 용도가 한정돼 있고 상응하는 지방비를 부담하도록 의무화돼 있는데 비해 교부세는 중앙정부가 용도를 지정하지 않고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교부세가 많아지면 지자체가 독자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되므로 교부세율을 2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자체 관계자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지방재정과 관련된 개혁과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당장 교부세 배분기준만 해도 그렇다. 올해 교부세가 2조1천억원 늘어나 20조4천억원에 이를 경우 기준재정수요액 산정방식의 적정성 등 배분기준을 둘러싼 크고 작은 시비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준재정수요액 산정에서 지방공무원수 등을 고려하고 있는데 지방공무원수는 지자체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변수이므로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또한 기준재정수요액에서 지방세수를 차감한 금액을 기준으로 교부세를 배정하는데 이는 지방세수가 늘어나면 결과적으로 교부세가 줄어드는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합리하다. 단기적으로 교부세율 인상과 함께 지방양여금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양여금은 중앙정부가 용도를 포괄적으로 지정하고 자자체와 함께 세부 사업내용을 검토하기 때문에 지방재정 건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지방재정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 국세를 지방세로 바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현재의 80대 20에서 60대 40으로 바꾸자는 주장은,경제력 편차가 큰 현재 상황에선 오히려 지방재정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가속화시킬 우려가 커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