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SK글로벌의 직원들이 애사심으로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건이 터진 이후 SK글로벌 사내 인터넷 게시판이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고 난관을 극복해가자는 내용의 글들로 넘쳐나고 있는 것. '각오한 자'라는 ID의 직원은 "회사에서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쉽지만 그만 두는 것이다'라고 말하면 회사를 위해 떠날 수 있다"고 개인의 희생도 충분히 감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어머님이 뇌출혈로 병상에 있다는 한 직원은 "어머니께서 아직 코줄로 미음을 드시고 목으로 호흡을 하시는데 어제는 병원에 갔더니 뉴스를 들으셨는지 이렇게 쓰시더군요. '너희 회장님께 1백만원을 가져다 드려라.문제가 생겼을 때 협력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도 죄악이다'"라는 글을 올려 동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광화문을 바라보며'라는 아이디의 직원은 "지금까지 나를 있게 하고,우리 가족을 있게 한 SK"라며 "이제 우리가 힘을 모아 어머님의 고마움을 돌려드려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하자'라는 아이디의 직원은 회사에서 도망치지 않게 스스로를 결박하자는 의도에서 와이프 몰래 현재 하한가인 자사주를 1천주 더 샀다는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회사 이근필 상무는 "개인주의에 물들어 있다고만 생각했던 2030(20∼30대) 직원들이 어려울 때 회사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파이팅하는 모습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이같은 직원들의 열망을 모아 빠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