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paik@inje.ac.kr 우리 민족의 역사를 살펴보면 선조들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유산을 남겨왔음을 알 수 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발명,한글 창제,거북선 창안 등 이루 셀 수도 없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는 우수한 기술적,사상적 성취에 걸맞지 않은 '주변적 위치'를 차지해 왔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가 사대주의(事大主義)와 파벌주의(派閥主義)로 점철돼 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대주의는 우리 나라가 반도라는 지정학적 문제도 있고 해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모르긴 해도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려던 당시 당(唐)나라에 군사 원조를 청하며 사대주의의 전통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런 사대주의는 광복 후에도 계속돼 우리 나라는 아직껏 미국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무리 미국이 우리의 우방이라도 우리 나라가 주권을 가진 국가라면 그들의 눈치를 살피기보다 자주 외교를 펼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파벌주의 또한 마찬가지다. 조선시대에 예(禮)를 매개로 극한까지 치달았던 남인,북인 또 노론,소론 간의 당쟁은 우리에게 정쟁(政爭)은 있었지만 정치는 없었다는 쓰라린 현실로 다가온다. 임진왜란이란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이순신이란 걸출한 장군이 백의종군(白衣從軍)해야 했던 일화는 들 필요도 없다. 우리는 자신과 의견을 달리 하는 이와는 타협하지 못하고 무조건 반대하는 미숙한 태도를 지녀왔던 것이다. 이런 전통은 문민정부나 국민의 정부에까지 지속돼 여·야의 대립뿐 아니라 여는 여끼리,야는 야끼리도 파벌을 나눠 극한 대립을 해 온 것이다. 우리 문화의 흐름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대주의나 파벌주의는 사회 각 측면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사대주의나 파벌주의 사고는 교육으로 고쳐 나가야 한다. 그것도 단순히 사대(事大)나 파벌(派閥)이 옳지 않다는 탁상공론 식의 교육이 아니라 사회 지도층 인사가 솔선수범 자주적인 모습을 보이고 타협과 협조를 통해 당면한 과제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참교육'을 통해서만이 가능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를 보고 성장한 우리의 후세들이 그들의 능력을 마음껏 계발하고 한껏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전통이 세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