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남아돌기 시작했다. 올들어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1, 2월 두달간 생산된 뒤 판매되지 않은 차량대수가 이미 지난해 전체 수준을 크게 넘어섰고 재고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9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2월까지 자동차 생산대수는 52만7천867대이나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판매대수는 49만8천596대에 그쳐 생산되고도판매되지 않은 차량대수가 2만9천271대에 달해 3만대에 육박했다. 이같은 1, 2월 미판대대수는 2002년 한해의 1만5천770대(생산 314만7천584대,판매 313만1천814대)의 배 가까운 수준이어서 올들어 자동차 판매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업체별로 1, 2월 생산대수에서 판매대수를 뺀 미판매대수는 ▲현대차[05380] 1만1천26대 ▲기아차[00270] 1만5천765대 ▲GM대우차 1천886대 ▲르노삼성차 817대등이며 쌍용차[03620]만 생산대수보다 판매대수가 127대 더 많았다. 자동차업체들은 판매위축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문이 밀려 출고를 한참 기다려야하는 차종도 상당수 있는데다 재고도 적정수준을 밑돌고 있어 판매위축이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밝히고는 있으나 재고대수 자체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적정재고(2만8천500대)를 밑도는 수준에서 작년보다 재고대수가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기아차는 작년말 1만1천대에서 2월말 1만5천대로, GM대우차는 작년말 8천500대에서 2월말 1만1천대 정도로 재고대수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승용차 특별소비세의 한시적 인하 등으로 수요가 급증해 재고가 없어 못팔 정도였기 때문에 올해의 재고수준을 작년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올들어 재고가 늘고는 있지만 아직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들어 자동차 생산대수는 1월 27만4천321대, 2월 25만3천645대로 각각 전월대비 5.6%와 7.6% 줄어드는 등 신정 및 설연휴에 따른 근무일수 단축 등으로 생산자체도 감소 추세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