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가계의 금융부채가 급증하는 등금융시장 구조변화가 지역경제에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기획조사팀에 따르면 대전.충남지역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1997년의 연 평균 4천150억원에서 2001-2002년 연 평균 2조460억원(연 평균 37.5% 증가)으로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였다. 또 이 지역 기업의 경우 신용도가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증자, 회사채 발행 등직접금융에 의존하는 경향이 1995-1996년 5%에서 2000-2001년 30% 내외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조달금리가 낮은 직접금융의 비중이 확대되고 저금리 기조가 정착됨에따라 지역기업들이 부담하는 금융비용도 크게 축소됐다. 대전지역 제조업의 경우 매출액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9년 6.8%에서 2001년 3.6%로 낮아졌으며 도.소매업도 1999년 3.2%에서 2001년 1.7%, 건설업은1999년 1.4%에서 2001년 1.0%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이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기업들의설비투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인해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보이지 않고있다. 2000-2002년 중 시설자금 대출 증가액은 전체 대출증가액의 10% 내외에 그치고있으며 대출업종도 음식.숙박업, 부동산 임대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한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일반인들의안전한 금융자산 선호 경향이 확산되면서 예금은행 수신비중의 경우 1997년 말 27.1%에서 2002년 말 49.6%로 높아지는 등 예금은행의 비중이 대폭 상승했다. 이 밖에도 금융기관의 예대율(預貸率)은 외환위기 이후 계속 58% 내외를 유지하다가 지난해부터 66.2%로 다소 높아졌으나 외환위기 이전인 1996-1997년의 평균 예대율(70.0%)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상태다. 반면 예금은행의 예대율은 84.5%의 높은 수준을 보여 은행들이 저금리의 가계대출 등을 적극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예금은행의 경영실적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힘입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예금은행 점포수는 1997년 말 433개에서 2001년 말 334개로, 직원수도 6천230명에서 4천499명으로 각각 22.9, 27.8% 감소함에 따라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은 1999년 7천400만원, 2000년 9천700만원, 2001년 1억원으로 점차 늘어났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소비자 금융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기업의 설비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 육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지역 영세금융기관의 경쟁력 강화와 금융기관과 중소기업의 장기적.유기적결속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