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를 맞아 문자보다 이미지 전달이 빠르고 오랫동안 쉽게 기억될 수 있는 숫자상표의 출원이 폭증하고 있다. 25일 특허청에 따르면 1996년 이전까지는 숫자를 포함한 상표가 연 평균 200건 정도에 불과했으나 이후 점차 증가해 1999년부터는 연 평균 1천건 이상이 출원되고 있다. 이 같은 양적 증가와 함께 내용에 있어서도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숫자상표도 크게 증가해 `8257'(빨리 호출), `8272'(빨리 처리), `5782'(고쳐 빨리), `0909'(공부공부) 등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동시에 외우기도 쉬운 상표가 다수 출원되고 있다. 이와 함께 `292513', `YK038', `opt002' 등과 같이 일반인이 쉽게 의미를 알 수 없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표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292513'의 경우 인터넷에서 `이것이 옷일세', `이 브랜드가 1992년 5월 13일에 만들어졌다'는 등 재미 있는 해석들이 자연스럽게 퍼져 큰 홍보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10자리 숫자나 □, ◇, ○, △ 등 식별력 없는 도형과 결합된 숫자 상표는 등록을 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난해 심사한 704건의 숫자상표 중 47.7%인 336건이 간단하고 흔히 있는 숫자만으로 되거나 단순한 도형 등과 결합돼 등록되지 못했다"며 "숫자상표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미리 한국특허정보원(www.kipris.or.kr)이 제공하는 등록상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는 등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