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칸'은 이름만큼이나 강한 이미지를 풍긴다. 외관에 두툼한 남성미가 그대로 드러난다. 세로로 세운 일곱 줄의 라디에이터그릴은 무척 강렬하다. 그래도 너무 각이 살아있어 딱딱하고 날카로운 이미지의 갤로퍼에 비해서는 부드럽다는 느낌이다. 비가 오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레인센서 와이퍼와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방위계 등을 표시해 주는 멀티미터, 오토라이트 컨트롤 등 다채로운 편의장치도 눈길을 끈다. 차가 달리는 방향을 표시해 주는 방위계와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더욱 인상적이다. 인테리어는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꽤 신경쓴 흔적이 보였다. 나무결 모양의 우드그레인을 이용해 센터페시아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것이라든지 알맞게 위치한 팔걸이, 각종 수납공간 등은 운전의 편리함을 더해준다. 테라칸은 '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에 불과하다'는 평소 생각을 고쳐먹게 했다. 승용차만 즐겨타고 다니기 때문에 테라칸에 그리 호감을 갖지 못했지만 핸들을 잡는 순간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강인한 외관과 달리 운전석은 따뜻하게 안아주듯 포근하다. 거칠지 않은 엔진소리는 의외. 디젤차라면 무조건 시끄러운 소음을 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물론 가솔린엔진 차보다는 떨림이 많지만 불만스럽진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자 테라칸은 준마가 힘차게 땅을 박차고 나가듯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차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순식간에 급상승하는 속력은 쾌감 그 자체였다. 한강을 끼고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주행성을 테스트했는데 속력이 붙어도 자체 흔들림을 크게 느낄 수 없었다. 코너를 돌 때도 큰 힘이 필요하지 않았다. 부드러운 핸들링이었다. 심혜진 < 영화배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