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의 주요 전장터가 판매금융(파이낸셜 서비스)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발판으로 자신감을 갖게된 수입차업계는 올들어 자동차 할부금융이나 리스 시장에 잇따라 교두보를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할부금융사를 설립한 곳은 BMW코리아가 유일했으나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서비스코리아(DCSK)가 국내 진출을 공식 발표한데 이어 폭스바겐과 도요타도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GM의 금융자회사 GMAC도 대우자동차판매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어 국내 상륙이 임박했다. 이들 외국계 할부금융사는 일단 초기 자본금 2백억원으로 출발하지만 수입차 시장의 확대추이를 봐가며 덩치를 계속 키울 방침이어서 향후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선진 자동차금융 기법을 선보임으로써 대(對)고객 서비스의 질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1년 7월에 설립된 BMW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신차(모터사이클) 및 중고차에 할부금융,금융리스,운용리스 등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BMW 코리아의 총 판매량(5천1백1대)의 40%가 금융프로그램을 통해 팔렸다. BMW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고객들에게 장기적으로 유리한 자동차전용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입차 업계 최초로 시행된 할부유예제도를 통해 할부금을 월 1백만원 이하로 낮춰놓았다. 할부금융 서비스의 경우 12개월에서 60개월까지(금융리스의 경우 18개월에서 60개월 까지) 할부기간 선택이 가능하며 금융리스의 경우 최대 차량 가격의 80%까지 한도를 설정해 놓았다. 보증금형 운용리스의 경우 차량의 잔존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계약시점에 보증금으로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리스료를 매달 지불하면 된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고객은 차량의 보증금과 월 리스료만 부담하고 공채 자동차세 등록세 취득세 공증수수료 등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차량 구입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되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BMW 중고차 고객에게도 할부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가 신차에 비해 중고차 할부금 이자율을 높게 책정하고 있는 반면 BMW는 신차와 중고차에 대해 동일한 이자율(11.25%)을 적용하고 있으며 또한 별도의 취급수수료를 부가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DCSK는 올해 6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 아래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존 파파지안 사장은 "크라이슬러 최고의 브랜드인 닷지의 한국시장 진출을 계기로 선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한국시장 판매를 최소 30% 이상 신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DCSK는 신차구입시 할부(12~60개월)금리를 연 11.8~12.5%선에서 정하고 할부금납부 유예제도를 도입해 차값의 40%까지 할부가 끝나는 마지막달에 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기업이 업무용으로 구입하거나 리스(임대)하는 차량들에 대해서는 세금납부 보험가입 정비 등의 운용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폭스바겐도 판매금융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1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03년 아.태지역 기자회견에서 "폭스바겐 파이낸셜서비스"가 중국에서 곧 개시되며 한국과 뉴질랜드의 경우도 사업강화를 위해 파이낸셜서비스의 진출 필요성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뷔셀호퍼 마케팅 총책임자는 "지난해 한국에서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합쳐 2001년보다 배 이상 늘어난 1천4백여대를 판매했다"며 "한국의 수입차시장은 앞으로 강력한 성장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도요타와 GM도 빠르면 올 하반기중 판매금융 법인 설립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장 진출 1년만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도요타는 금융서비스 증강이 불가피하고 보고 있고 대우차 인수를 계기로 한국시장 판매확대를 노리는 GM 역시 오래전 부터 GMAC을 앞세워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