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암세포를 이용해 만든 폐암 치료백신이 개발돼 초기 임상실험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대나-파버 암연구소의 글렌 드래노프 박사는 14일 폐암 중에서도 공격성이 강한 비(非)소세포 폐암 환자로 암세포가 이미 전이된 34명을 대상으로 이 치료백신을 임상실험한 결과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3년이 경과하기 까지 암세포가 다시 나타나지 않고 있고 5명은 3개월에서 33개월까지 암세포 증식이 중지되었으며 18명은 면역세포의 기능이 현저히 강화되었다. 나머지 9명은 암의 진행속도가 너무 빨라 중도에서 제외되었다. 이 중 3명에게서 채취한 암종양 샘플을 분석한 결과 면역세포들이 암종양 속으로 침투했음이 확인되었다. 이 백신은 주사부위에 과민반응이 나타났을 뿐 이렇다할 부작용은 없었다. 이 치료백신은 환자의 암종양의 일부를 채취해 과립세포-대식세포집락-자극인자(GM-CSF)라고 불리는 유전자를 암세포에 주입한 다음 방사선 처리하고 여기에 특수하게 유전조작된 바이러스를 첨가한 것이다. GM-CSF 유전자는 면역세포들을 암세포로 끌어당기는 자석 역할을 하고 유전조작된 바이러스는 이 백신을 암종양 부위로 운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방법은 원래 치명적인 형태의 피부암인 흑색종 치료를 위해 개발된 것으로 암세포에 대한 면역체계의 장기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에 이러한 백신이 폐암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드래노프 박사는 이는 제1단계 임상실험 결과이며 현재 제2단계 임상실험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신약이 판매 승인을 받기까지는 모두 3단계의 임상실험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의과대학 종양학 교수 로반 츨레보우스키 박사는 환자 자신의 암세포를 이용한 것은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암세포는 전이될수록 환자 자신의 면역체계로 치료하기는 더욱 어려워 진다고 말했다. (보스턴 UPI=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