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조흥은행 제3자 실사기관을 재선정한다고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 11일 저녁 조흥은행 제3자 실사기관으로 선정됐던 안건 회계법인이 제휴사인 미국계 '딜로이트 투시 토마츠'와 협의 결과 이해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포기했다고 밝혔다. 안건 회계법인이 대우 분식회계와 관련 조흥은행으로부터 고소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사기관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 배경은 조흥은행 실사업무가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면서 수익은 많지 않아 실속이 없다는 점에서 딜로이트 투시가 기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사 결과에 따라 조흥은행 정부지분 매각 건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와 신한지주, 조흥은행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이 촉각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비해 실사보수는 기껏해야 10억원을 넘지 않기 때문에 회계법인 측에서는 실속은 없고 골치만 아픈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애초에 제3자 실사기관을 정할 때도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맡기를 꺼렸으며 국내 업체들만 일부 정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안건회계법인은 이때문에 수락했으나 딜로이트 투시 측에서 반대하고 나서는 바람에 포기한 것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금융계에서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말을 번복한 안건회계법인이나 정확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애매하게 `이해상충'을 들어 재선정 발표만 한 예금보험공사 모두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설사 소송건이 진짜 문제가 됐다 하더라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점에서 양측 모두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지난 3일 신청서를 접수한 3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해상충 유무에 대한 검증과 해당기관의 적격성, 업무에 대한 이해도 등을 종합해 안건회계법인을 3자실사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