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공업협회가 포스코에 조선용 강재 가격인하를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해 선가하락에 더해 최근 가속화된 환율 하락으로 급격한 수출 채산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강재 가격 인상은 선박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조선업계의 설자리가 크게 좁아질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조선업계가 포스코에 조선용 강재 가격 인하를 공식 요청함에 따라 강재가격을 둘러산 양 업계간 갈등도 예상되고 잇다. 한국조선공업협회는 5일 "최근 선가 하락 및 원화 환율 강세 등으로 조선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의 조선용 강재 가격이 일본 업체들의 공급가보다 10%이상 높아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지난 달 30일 포스코에 국내 조선용 강재 가격을 내려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번 건의는 포스코 등 국산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동시에 올 2.4분기와3.4분기에 예상되는 일본 조선용 강재 공급업체들의 가격 인상 요청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가 조선용 강재 가격 인하를 요청한 것은 지난해 3월과 8월에 이어 이번이세번째로 포스코는 지난해 4월 조선용 후판 가격을 t당 2만원(36만원→38만원) 인상했었다. 협회에 따르면 특히 국내 조선업계의 대표적 선종인 대형유조선(VLCC) 선가는2000년 말 이후 2년간에 걸쳐 17% 이상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포스코의 조선용 후판 가격은 같은 기간 오히려 6% 올라 조선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용 후판 가격은 국내 제품이 일본산 수입 제품보다 저렴했으나 2∼3년 전부터 가격차가 역전돼 현재는 오히려 국산품이 일본산보다 비싼 실정이다. 국내 조선용 후판 제조는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전담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포스코측은 "최근 일본업체의 수출 가격 인상방침으로 오히려포스코 제품 가격이 싸진 상태인 만큼 현재가보다 낮출수는 없으며 다만 당분간은추가인상계획은 없다"고 가격 인하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간의 마찰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