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두개,경영시스템은 하나" 올해로 합작관계를 맺은 지 39년이 되는 한독약품 아벤티스파마의 독특한 경영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친구끼리도 동업이 힘든 한국 실정에서 외국기업과 40년 가까이 의약품 생산과 판매를 같이 해오면서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는기업이 바로 한독약품이다. 상장기업인 한독약품의 최대 주주는 다국적 제약사인 아벤티스파마.1999년 독일 훽스트와 프랑스 롱프랑로라간 합병으로 탄생한 아벤티스파마는 한독약품 주식의 절반을 갖고있다. 한국 현지법인으로 비상장인 아벤티스파마의 주식도 60%를 갖고있다. 이에비해 한독약품의 아벤티스파마 지분율은 35%.아베티스가 2개사의 경영권을 행사하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한독아벤티스파마의 최고경영자(CE0)는 한독약품을 창업한 김신권회장의 아들인 김영진 부회장(48).그는 1991년 아벤티스파마의 대표이사가 된뒤 96년부터 한독약품의 경영까지 맡았다. 본사에서 파견된 크레이크 켈리 한독아벤티스파마 대표이사 사장은 마케팅과 영업분야를 주로 맡으며 중요한 사항은 김 부회장에게 보고한다. 김 회장 부자의 한독약품 지분율은 9.7%.그런데도 김 부회장은 2개사를 8년째 경영하고 있다. "지난 84년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따자마자 한독약품 경영조정실 부장으로 독일 훽스트에서 일했습니다. 86년 한독약품에 복귀한 뒤 이윤 극대화와 최고직장 만들기에 주력해왔습니다." 그는 "외국 회사가 다른 나라에 진출하는 방법가운데 이론상으로는 현지 회사와의 제휴가최적"이라며 "파트너끼리 신뢰하면서 이익을 나눠온 것이 주효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한독약품과 아벤티스파마의 총 매출은 2천7백억원.순이익은 1백20억원으로 추정된다. 2001년에 비해 매출은 13%,순이익은 64% 증가한 것이다. 김 부회장의 "투명경영"도 실적향상에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최고 품질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은 최우선의 가치이자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한독약품은 지난 98년 국내 제약사 가운데 최초로 물류,회계,생산,품질보증,관리 부문에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를 구축했다. 8백여 임직원중 20년이상 장기 근속자가 1백여명이 넘는다. 정년 퇴직자를 위해 퇴사전 한달간 유급휴가를 준다. 1차고객인 내부 식구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다. 김 부회장은 3년전 부터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실험에 앞장서 참여하고 있다. 회사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라디오를 만들수 있는 나라가 당장 비행기를 생산할 수는 없다"며 "임상실험에서 먼저 노하우를 쌓아야만 신약 개발의 기반을 다질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벤티스는 현재 항암제(탁소텔,캠푸토),항생제(케텍),인슐린제제(란투스),혈전용해제(크렉산),경구 혈당 강하제(아마릴)등 20여개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한독아벤티스파마는 이 가운데 3건에 참여하고 있다. 한독아벤티스파마는 올해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3천2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상반기중 류머티즘치료제 "아라바"와 골다공증치료제 "악토넬" 등 오리지널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판된 고혈압치료제 "테베텐"과 뇌혈류개선제 "케타스"도 매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올해 일반의약품(OTC)의 판촉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약국사업부도 본부로개편하는 등 영업조직도 이미 개편했다. 사마귀 치료제 "와트너"와 무좀치료제 "로프록스 겔",피부외용제 "캄비손 소프트" 등 신제품에도 기대를 걸고있다. 김 부회장은 올 시무식에서 "공정한 평가와 보상제도 확립","직원들과의 대화 확대","즐거운 직장 만들기"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임직원이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공장을 견학하고 정원에서 놀수 있는 "패밀리 투어"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