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에서 한동안 볼 수 없었던 "닮은꼴 모델"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모델료는 싸지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빅모델에 못지 않기 때문이다. KT는 최근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네스팟 광고에 영국의 코믹배우인 미스터빈과 똑같이 생긴 모델을 기용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폴 그린(47)씨.그는 수년전 한국의 대우차 마티즈 광고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닮은꼴 모델이다. 그는 1년간 총 3편의 CF에 출연하면서 우리 돈으로 3천만원 정도의 저렴한(?) 모델료를 받는다. KT 관계자들은 "실제 미스터빈을 캐스팅 했다면 이 금액의 10배를 줘도 섭외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트북 센스Q 광고에 등장했던 모델들도 마이클 잭슨은 6천달러,숀 코네리는 8천달러 수준에서 모델 계약을 맺었다. 닮은꼴 모델의 장점은 모델료가 싸다는 것 말고도 많다. 우선 닮은꼴 모델을 기용했다는 것 자체가 화제가 된다. 네스팟 광고를 담당한 최현 차장은 "모델이 진짜인지 아닌지 논쟁하는 시청자가 많아질수록 광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모델들이 제작진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점도 닮은꼴 모델의 장점이다. 최 차장은 닮은꼴 모델에 대해 "지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연기력을 닦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촬영시 제작진과 충돌하는 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스팟 광고에 출연한 폴 그린씨는 광고촬영을 위해 신혼여행까지 미루는 열성을 보였다. 하지만 닮은꼴 모델을 기용할 때는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다. 대부분의 모델이 외국에 거주하기 때문에 사전에 얼굴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차장은 "사진이나 동영상만 보고 모델 계약을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며 "사진으로는 실제 모델과 똑같지만 실물은 완전히 딴 판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광고에 주연으로 낙점된 폴 그린씨도 미스터빈과 비교하면 살이 많이 찐 편이다. 네스팟과 센스Q 외에도 닮은꼴 모델이 기용된 사례는 많다. 기아자동차의 슈마에는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똑같은 모델이 등장했다. 하이마트 광고에도 고소영과 흡사한 모델이 나왔다. 김대중 대통령과 비슷하게 생긴 송양규씨,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꼭 닮은 배은식씨도 함께 북어국 광고에 출연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