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의 '맥심'과 한국네슬레의 '테이스터스초이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다. 두 커피 브랜드는 지난 20여년간 끊임없이 경쟁하며 한국인들의 커피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싸움은 '제로섬게임'이다. 해마다 커진다고는 하지만 시장은 어차피 한정돼 있다. 따라서 한쪽이 몫을 늘리면 상대의 몫은 줄 수밖에 없다. 두 브랜드, 두 기업은 숙명의 라이벌인 셈이다. 새해 들어 네슬레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대적으로 광고를 내고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만은 가만두지 않겠다는 기세다. 상대인 동서식품은 태연하다. 공격을 받을수록 오히려 점유율을 높여왔다고 자랑한다. 과연 이번에도 그렇게 될까. 한국경제신문과 CMS(www.cms.co.kr)가 전국 2백개 슈퍼마켓을 대상으로 커피부문(커피믹스 인스턴트커피 원두커피 프림 등)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동서식품은 75.4%의 점유율로 네슬레(20.5%)에 한참 앞서가고 있다. 동서식품측은 "끊임없이 쿠폰 할인행사를 벌인 덕도 있지만 행사를 벌이지 않은 매장에서도 자체조사 점유율이 최저 64%,최고 79%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수십년간 벌여온 브랜드 마케팅 결과"라며 "이젠 선두를 확고히 굳혔다"고 덧붙였다. 한 조사기관 자료에서 동서식품은 지난해 커피믹스와 인스턴트커피에서 각각 77%와 6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99년의 75%,62%에 비해 모두 상승했다. 반면 네슬레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인스턴트커피는 37.7%에서 33.6%로,커피믹스는 23.0%에서 19.0%로 떨어졌다. 하지만 네슬레의 이번 공세는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네슬레는 철저한 '한국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해 사장을 한국인으로 교체했다. 신제품 '업그레이드 초이스'는 한국에서 맨먼저 선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신임 이삼휘 사장까지 직접 판촉활동에 나섰다. 이 사장은 "단기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품질로 정면 승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의 감춰진 욕구를 찾아내고 잠재고객인 젊은층을 지속적으로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커피시장 3위 업체는 대상. 1월 점유율은 3.9%로 선두권 업체들에는 크게 뒤지지만 틈새시장을 차분히 공략한다는 것이 이 회사의 전략이다. 대상은 로즈버드 브랜드의 카푸치노 카페모카 비엔나 헤이즐넛 등 프리미엄급 커피를 내놓았다. 값이 비싼 고급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것이 대상의 마케팅 포인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