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살아있는 조직,곧 생명체라고 한다. 환경이 바뀌고 새로운 적이 나타나는 등 상황 변화에 대한 대응에 따라 성장·발전할 수도, 쇠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1920년대 미국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포드가 소득 증대에 따라 자동차를 '단순한 탈 것'에서 '부의 과시수단'으로 생각하게 된 일반의 의식변화를 읽지 못해 다양한 차종과 색깔을 내놓은 GM에 밀린 것은 유명하거니와 실제 많은 기업들은 환경 변화를 위기(도전)로 인식하지 못하는 수가 많다고 한다. 결국 대응 시점을 놓침으로써 시장을 빼앗긴다는 얘기다. 미국 기업의 평균 수명은 10년, 실리콘밸리의 나스닥 등록회사는 5년이라는 통계도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이 23년간 써오던 회사 슬로건 '삶을 윤택하게(We bring good things to life)'를 '상상을 현실로(Imagination at work)'로 바꾸고 대대적인 광고캠페인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79년 슬로건을 만들 당시와 달리 지금은 가전제품의 매출이 전체의 5%밖에 안되고 주력 업종이 항공기엔진 발전설비 의료기기 금융 등으로 바뀌었는데 여전히 가전회사 이미지가 강한 것을 지양,'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겠다는 발표다. 과거 신기술의 보고였던 회사의 전통을 되살려 기술 우위의 창조적 기업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포석도 있다고 전한다. GE는 발명왕 에디슨이 1876년 설립한 '에디슨 전기'에서 출발한 만큼 이미 1백살이 훨씬 넘었다. 70년대 들어 커다란 위기에 봉착했지만 81년 CEO로 부임한 잭 웰치 전 회장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기업 혁신 성공의 결과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서게 됐다. 웰치 회장이 물러나고 이멜트 회장이 이끈 지난해에도 GE는 매출 2%,순익 7% 성장이라는 성과를 거두고,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매년 선정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도 유지했다. 새로운 슬로건으로 본격적인 '포스트 웰치 시대'를 여는 GE의 앞날에 주목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