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최대 관심사중의 하나로 꼽히는 삼성 임원진 인사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선출문제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번 주말이나 내주초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진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은 올해 매출 137조원, 세전이익 15조원 이라는 사상최대의 이익을 거둬 승진잔치가 예상됐지만 `잘 나갈 때일수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사장이나 임원 승진은 작년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또 전경련 김각중 회장과 손병두 부회장은 모두 오는 2월로 임기가 끝나며 내달6일로 예정된 전경련 총회에서 차기 회장과 부회장이 선출된다. 현재 재계 원로와 전경련 회장단을 중심으로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의견수렴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승진폭 작년수준 = 삼성은 영업실적 호조에도 불구, 차기정부의 재벌개혁,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올 영업전망이 불투명함에 따라 위기관리 차원에서 승진인사를 자제, 작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사장 승진은 2-3명 수준으로, 많아도 4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임원 승진도 300명을 약간 웃도는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의 승진도 차기정부의 재벌개혁 의지를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상무보 인사는 무리하지 않고 순리대로 실시한다는 계획을 잡고있어 부사장이나 전무로 2-3단계 뛰기 보다는 상무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으며 아예인사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인수위가 "특정재벌을 겨냥한 재벌개혁은 없다"고 발표한데 대해 삼성이 "인수위의 기업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삼성이 이번 인사는 물론 전경련회장 선출에도 이같은 방침을 반영할 것으로 보고있다. ◆전경련 회장 선출 = 차기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재계가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경련의 실세화가 필요하다는데 전경련 회장단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이건희 삼성회장,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차회장 등 이른바 `빅3'중에서 차기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으며 이중 이 회장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삼성측은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될 경우 수락여부는 전적으로 이 회장의 의중에 달려 있다고 밝히면서 "전경련 회장과 관련한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반응은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 관계자들이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던 것에 비해 크게 변화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전경련 회장을 맡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을 의사는 있지만 차기정부의 재벌개혁의 강도가 높아질 경우 전경련 회장이 재계를 대표해 대(對) 정부 상대역을 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그러나 다른 그룹총수가 회장직을 맡으면 전경련 회장은 통상 2기 이상 연임하는 것이 관례여서 빨라야 4년 후에나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재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장 등 `빅3'외에 조석래 효성 회장, 손길승 SK 회장 등도 전경련 회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전경련회장이 새로 선임될 경우 손병두 부회장도 임기가 만료된데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재계간 갈등을 불필요하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교체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