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BMW코리아의 김효준(45) 사장. 그는 8년전만해도 자동차사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던 인물이다. 제약업체인 한국신텍스(현 한국로슈)에서 회계전문가로 성장해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올랐던 그가 BMW코리아에 합류한 것은 지난 95년. BMW가 한국지사를 설립하면서 재무담당 상무(CFO)로 자동차업계 첫 발을 내딛었다. 제약업계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던 김 사장이 인생의 방향을 바꾼 것은 순전히 자동차에 대한 관심 때문. 자동차 마니아였던 그는 BMW코리아가 설립되던 당시 한 달 동안 밤을 새워 한국 시장 진출전략을 직접 만들어 독일 BMW 본사를 찾았다. 처음엔 본사 경영진들도 그의 경력을 보고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전문가 수준을 뛰어넘는 한국 자동차시장 분석에 매료돼 그에게 CFO라는 중책을 맡겼다. 그는 지난 2000년 BMW 전세계 현지법인 대표 가운데 처음으로 현지인 대표이사가 됐다. 김 사장은 요즘도 지방 출장을 갈 때면 어김없이 직접 운전대를 잡는다. 독일 출장길에는 아직 한국에 출시되지 않은 다양한 모델을 시승한다. 고객들의 요구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운전을 하면 스스로 고객의 입장에 설 수 있어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