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신종자본증권)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을 두고 은행권에서 사실상 `역(逆)마진'이 아니냐는 논란이일고 있다. 발행금리가 `적정'하다는게 하나은행의 입장이지만 국내 여신운용금리를 웃도는고(高)금리로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은행권에서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억달러규모의 하이브리드 채권을 미국채 10년물 기준금리(4.06%)에 4.5%의 가산금리를 더한 8.56%에 발행했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발행규모(3억달러)보다 30%가량 줄어든 것일 뿐만 아니라발행금리도 국내 평균 여신운용금리(기업기준 7.5% 수준)를 웃도는 것이다. 미래에셋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가계대출은 다르지만 기업 여신운용을 기준으로보자면 발행금리가 운용금리보다 높아 `역마진'으로 볼 수 있다"며 "당장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지만 결국엔 영업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모 은행 IR팀장은 "일반 채권과는 달리 자기자본에 편입되는 영구 후순위채여서엄밀한 `역마진'과는 다르다"며 "다만 금리가 8%까지는 가지않을 것이란 예상이 일반적이었다는 점에서 지나친 고금리 발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하나은행측은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채와 다른 기준(자기자본이익률.주당순이익 등)으로 평가해야 하는데다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상환의무가 없는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발행금리는 적정수준이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의 신용등급은 피치 BB+,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BBB, 무디스 BAA2이고 하이브리드 채권등급은 피치 BBB-, S&P BB+이다. 문제는 하나은행의 이번 하이브리드 채권발행이 국내 은행권에 하나의 `선례(先例)'가 되면서 다른 은행들의 하이브리드 발행계획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점이다. 지난 2일 이사회에서 2억달러 규모의 하이브리드 채권발행을 결의한 외환은행은발행계획을 연기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채권발행으로 BIS 비율이 0.5∼0.6% 포인트 높아져 재무건전성이 좋아질 수 있지만 이처럼 많은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발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중 하이브리드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하나은행의 하이브리드 발행이 지나친 비용부담을 수반한다고 보고 하이브리드 채권발행 계획을 재검토하기로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