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이 '덩치만 커졌지 실속은 없다'는 일부의 지적을 반박하고 나섰다. 김 행장은 5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밀레니엄포럼에 참석, "일반적으로 은행통합 과정에서 10% 미만의 고객을 잃으면 성공, 20%를 잃으면 실패로 친다"면서 "국민은행은 통합 이후 오히려 우량고객 위주로 1백50만명이 더 늘어나 2천4백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또 "올해 10억원 이상의 물자조달 방식에 대해 외국사로부터 컨설팅을 받았다"면서 "컨설팅 비용으로 40억원이 나간 반면 4백90억원의 경비가 절약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년에는 10억원 이하의 물품조달 방식도 개선해 3백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라며 "은행이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는데 조급하게 성과를 안 보여준다는 식으로 말하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동전교환기와 공과금납부기 개발 사례를 들어 선도 은행으로서의 고민도 털어놨다. 전국 지점에서 직원 1명씩이 동전교환창구 업무를 보는데 이 인력을 없애자고 했더니 다른 시중은행들이 동조를 안해줘 아예 자동동전교환기를 개발했다는 것. 공과금납부 창구가 항상 붐비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과금자동입금기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인 은행으로 발돋움하려면 올해와 내년에 인력을 절반씩 교체해 직원을 1백% 바꾸라는 외국인 전문가의 조언도 있었다"며 "하루 아침에 세계적인 선진 은행이 되기는 힘들고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