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대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채를 대규모로 발행함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원은 5일 '은행채 발행급증, 문제는 없는가' 보고서를통해 "가계.중소기업 대출의 폭발적 증가로 은행들이 대출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채를 대규모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또 가계대출금 급증으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상향조정되고 BIS 비율이 낮아짐에 따라 은행들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악순환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 은행 자금조달액 가운데 은행채 발행을 통한 조달액 비중은 5.5%에 불과했지만 올들어 은행권은 채권발행을 통해 26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회사채가 2조6천억원 순상환을 기록하고 예보채가 2조2천억원 순발행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규모다. 그는 은행채 발행이 급증한 원인을 세가지로 풀이했다. ▲대출이 예금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했고 ▲BIS비율 관리를 위한 은행들의 후순위채 발행 필요성이 높아졌으며 ▲채권수요가 채권공급을 초과하면서 은행채 발행에유리한 수급상황이 전개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은행채 급증은 은행의 수익성 악화와 만기집중이라는 심각한 휴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채 발행은 은행자금조달 방법중 조달비용이 매우 높은 방법으로 올해 은행권의 조달비용은 예수금 3.9%, 차입금 4.2%, 은행채 발행 7.2%로 나타났다. 그는 "문제는 올해 은행채를 통해 조달된 자금의 조달비용을 감안하면 대출로운용할 경우에는 이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운용하면 도리어 손실이발생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또 내년에 만기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26조4천억원으로 올해 10조4천억원의 두배 이상이라며 은행권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