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을 내세운 서버러스 컨소시엄이 조흥은행 인수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8일 "서버러스 컨소시엄이 신한컨소시엄보다 조흥은행 인수후 처리문제 등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버러스는 조흥은행 인수 후 제일은행과 바로 합병하지 않고 조흥은행의 정체성과 고용을 보장해 주는 등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흥은행 직원들도 어차피 경영권 매각을 피할 수 없다면 신한금융보다는 제일은행이 낫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제일은행은 선발은행으로 조흥은행과 함께 어깨를 겨뤘던 사이인데다 외환위기 이후 시련을 겪고 공적자금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정서가 비슷해 조흥은행 임직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도 조건만 좋다면 서버러스 컨소시엄도 인수대상자로서 손색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 주목된다. 이는 조흥은행 노조가 계속해서 극심하게 반발할 경우 신한.조흥은행의 합병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제일은행이 상장돼 있는 조흥은행과 합병할 경우 공적자금 회수와 금융구조조정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처럼 조흥은행 인수전이 새로운 양상으로 바뀌자 신한금융 컨소시엄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투자수익을 노리는 펀드인 서버러스가 조흥은행을 인수하면 결국 다시 새 주인을 찾아야 하고 구조조정만 지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경부는 다음주중 실사기관들로부터 입찰제안서를 받는데 이어 내달 11일 조흥은행 매각을 위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