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세안과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키로 한 것은 주목할 사안이다. 중국은 4,5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오는 2010년~2013년까지 아세안과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키로 하는 기본 협정을 제안해 참가국 정상들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중국과 아세안의 자유무역지대 창설방안은 이미 상당한 사전 협의를 거친 것으로 오는 2004년6월까지 관세 협정을 체결키로 하는등 기본 일정까지 합의를 본 상태다. 우리가 이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갖는 것은 세계의 각 지역이 경제블록화되어가는 추세가 동남아시아에서까지 급진전될 경우 자칫 한국만이 낙오자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 때문이다. 중국이 아세안까지 끌어안게 되면 지구촌은 말그대로 블록과 블록이 집단으로 경쟁하는 구도로의 재편이 가속화될게 너무도 분명하다. 자칫 우리만 국제무역의 외톨이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지난 3년간의 어려운 협상을 거쳐 지난달에야 겨우 칠레와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로 셰계적인 지역화,블록화 움직임에서 크게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지역화 움직임에 매우 소극적이던 일본마저 지난봄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데 이어 최근에는 멕시코와 FTA협상에 착수하는등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엇그제 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한.중.일 3국 총리가 3국간 FTA가능성을 연구하기로 합의해 적지않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경제에서 한.중.일 3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는 것은 굳이 긴설명이 필요없다. 3국의 국내총생산 합계가 전세계 GDP의 15.5%인 6조4천억달러에 이르고 세계 교역비중은 1조7천억달러로 14.5%에 이르고있다는 점만 보더라도 3국시장의 중요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3국간 FTA가 체결되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일거에 3대 지역블록으로 부상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다른 지역과는 달리 3국의 산업구조가 보완적이라기 보다는 경쟁적이기 때문에 실제 FTA협정을 체결하기까지는 걸림돌도 적지않다. 그러나 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로서는 동북아 지역블록이 불가피하다는 전제 위에서 새로운 무역질서를 구축하는 작업에 결코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3국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 바로 이 유리한 입장을 최대한 살릴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