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이 조흥은행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헨 제일은행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조흥은행 지분 51%를 인수하겠다고 정부에 제안했고 오늘중 답변이 올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코헨 행장은 "조흥은행 인수에서 탈락하면 우선협상자 또는 1차 심사에 통과한후보 기관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인수에 강한 의지를 비쳤다. ◆인수 의사표명 배경은 코헨 행장은 인수 배경에 대해 "조흥은행의 역사가 깊고 합병시 상호보완점이 많다"고 표면적인 이유를 밝혔다. 금융계는 그러나 제일은행이 최근 은행간 합병을 통한 '덩치 키우기'라는 대세에 더 이상 떠 밀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합병에 주도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제일은행이 당초 하나은행과 합병 협상을 진행하다 하나은행이 서울은행 인수로돌어서자 상당한 고립감을 느꼈던 점도 조흥은행 인수전 참여라는 돌출 행동을 촉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성사 가능성이 낮더라도 조흥은행이라는 '괜찮은' 은행을 싼 값에 인수할 수있다면 좋은 것인 만큼 일단 시도를 해본다는 뜻에서 인수를 밝혔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인수 가능성은 희박 재정경제부는 이날 코헨 행장의 발표에 대해 조흥은행 매각 대해 4개 기관에 실사 기회를 부여한 만큼 제일은행이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국제입찰 관행상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미 1차 심사를 거쳐 4곳을 선정, 실사기회를 부여한 만큼 제일은행에 따로 실사 기회를 줄 수 없다는 의미다. 제일은행은 자산규모 29조8천억원, 지점 390개, 직원 4천269명으로 조흥은행(64조6천억원, 지점 533개, 직원 6천557명)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제일은행이 자행의 2배 규모인 조흥은행을 인수하기에 자금 조달에서 버거울 뿐만 아니라 인수했다 하더라도 통합 시너지를 내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게 금융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제일은행을 뉴브리지에 헐값으로 매각했고 매각후 6조원에 가까운 공적자금을 투입했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조흥은행까지 넘겨주기는힘들 것이라는게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