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신문 자매지인 일경유통신문은 최근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2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2001년도 세계 소매업 랭킹 5백대 기업을 발표한 것이다. 1위는 역시 월마트. 월마트는 우선 매출에서 2백91조원을 넘어 2위 까르푸(81조원)의 3배를 웃돌았다 3위는 네덜란드 기업인 아홀드. 국적이 네덜란드지만 장사하는 주무대는 미국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미국에서 올리고 있다. 미국내 슈퍼마켓 시장에서 4위,식자재 시장에서 2위 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일경유통신문은 아홀드가 올해 16% 정도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면서 까르푸를 제치고 2위로 도약할 게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상위권 30개사에는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독일의 대표선수격인 메트로는 6위,영국의 선두주자인 테스코는 12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이토요카도가 16위로 체면을 지켰지만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신세계가 98위로 1백대 기업에 유일하게 들어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조3천5백90억원. 1위 월마트에 비하면 50분의 1에도 못미친다. 세계 일류 유통기업들과의 격차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온라인 업체로는 드물게 우리나라의 LG홈쇼핑이 2백9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세계 소매업 랭킹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특징은 과점화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는 점이다. 월마트 까르푸 메트로 테스코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들이 국경을 뛰어넘어 점포망을 확장하면서 이들 소수 기업에 힘이 집중되고 있다. 월마트의 글로벌 전략을 보면 그 위력이 실감난다. 월마트는 최근 내년도 확장전략을 발표,4백65개의 점포를 새로 짓겠다고 선언했다. 해외에선 한국을 비롯 9개 국가에 있는 1천2백12개 점포에다 내년에 1백30개 점포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아시아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중국에서는 북쪽의 다롄과 남쪽의 선전 등 연안도시를 중심으로 내년말까지 1백개 점포망을 갖출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유통업계 4위 기업인 세이유(西友)를 사실상 인수,2백개 점포망 구축에 한발 다가섰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까르푸와 메트로 역시 글로벌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바깥으로 달려나가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