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대북지원설'의 핵심인물 가운데 하나인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이 20일 귀국함에 따라 대북지원설의 의혹이 어느정도나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측과 개성공단 조성사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평양을 방문했던 김사장은 27일만인 이날 낮 금강산 쾌속선 설봉호를 타고 속초항에 입국했다. 김 사장은 입국시 언론에 노출될 것을 우려, 승합차를 이용해 몰래 배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의장,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과함께 대북지원설의 진실을 알고 있는 현대그룹 핵심 3인방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의 창구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김 사장의 경우 사업상 북한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어 만약 4천억원의 거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 갔다면 김 사장이 어떤 식으로든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이 최근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전 대표와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 간의 4천억원 대출 관련 고소사건을 조사하면서 정 의장과 김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도 모두 이러한 이유에서다. 검찰이 실제로 김 사장을 소환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국내에 있는유일한 핵심인물 이라는 점에서 김 사장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보인다. 즉 한달넘게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정 의장과 4천억원 대출 당사자인 김 전 현대상선 사장이 앞으로도 당분간 귀국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검찰이 결국 김 사장의증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김 사장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이뤄진다 해도 대북지원설의 실체가 밝혀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해외에 머무는동안 정 의장과 전화 접촉 등을 통해 말을 맞추는 등이미 대책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김 사장의 증언(?) 내용이 정 의장이앞서 밝힌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 의장은 지난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 포시즌호텔에서 가진 한국특파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산업은행 대출사실을 나중에 알았다"면서 "대출금은 자금사정이 나빠 자구계획으로 썼다"며 대북지원설을 전면 부인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이 대북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김 사장이 대북지원설의 진실을 알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지만 설령 안다고 해도 그대로 밝히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