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주 전에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으로 이동중에 나는 사고를 당하였다. 서행중인 자동차 운전자가 나를 못봐 일어났다. 교통사고는 시간이 지나봐야 나타나는가 보다. 근육파열과 무릎의 인대가 늘어났다. 보험사를 부르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던 학생인 운전자는 나중에는 피해자 아픈 것보다 부모님이 아시면 자가용 뺏긴다고 오히려 내게 짜증과 화를 냈다. 늘 자전거 타고 달렸는데,보조기를 끼고 절뚝거리며 치료받으러 가는 길이 그리 멀 수가 없다. 그러나 세월이 주는 지혜일까. 어떤 시련이든 그 깊은 의미를 찾아내는 습관이 생긴 게. 성경 잠언에 보면 '마음이 즐거우면 앓던 병도 낫는다'는 말씀이 있다. 사고를 즐거워할 순 없지만,복잡하게 머리 끌어안고 화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내게 주어진 현실을 거리두고 바라보며 얻는 깨달음. 어린 딸을 업고 자전거로 놀이방에 실어나르는 내게 심각한 경고가 되었고,공부하지 않고 일하지 않으면 죽음이라는 식의 지극히 긴장된 삶을 다시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또한 와병중인 분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 보았다. 그리고 낫기까지 천천히 걸으며,옛 선인들의 지혜인 '보행명상'을 만끽하자고 마음 먹었다. 천사들이 날 수 있는 건 자기 스스로를 가볍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란 말이 있다. 힘든 상황을 가쁜하게 여기다보면 치유가 잘 되는 것으로 빗대 생각하고 싶다. 네덜란드에선 자전거도로가 자가용도로보다 훨씬 넓다고 한다. 그해 비해 시멘트 턱도 많고 자전거 전용도로도 제대로 안 되어 위험하고,아무데서고 자동차가 느닷없이 튀어나와 걷기도 불안한 우리나라.그런 위험이 언제 시정될지도 모르고,겁도 나지만,다리가 나으면 나는 다시 자전거를 탈 것이다. 환경에 해를 입히지 않고 생활에 윤활유가 되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탈 때마다 삶을 이렇게 심플하고 검소하게 이끌고 싶다는 마음을 되새긴다. 군더더기 없는 생활속에 정신적인 삶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시련은 나를 더 강하게 하고,시련을 통해 인간이 사는 이유가 명확히 보이리라. malrina@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