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생활을 접고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맨 처음 기대는 곳은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본사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특정한 사업 아이템에 대한 경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맹점을 열면 본사에 일정한 대가를 내고 통제를 받더라도 일단 마음이 놓이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규격화된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매출이 들쭉날쭉하다는 사실이다. 같은 간판을 달고,비슷한 상권에서 장사하는데도 남들보다 2∼3배 매출이 많은 가게는 특별한 것이 있게 마련이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 명일역점의 송정란 사장(41)은 부지런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출근 후 맨 처음 하는 일이 점포 청소다. 그 다음 하는 일이 경쟁 점포 순회. 다른 빵집에서 무엇이 잘 팔리는지,직원들 태도는 어떤지 매일 파악해 벤치마킹 자료로 활용하고 본사에도 건의한다. 배달할 때도 전단지를 한움큼 들고 나가 잠재 고객들에게 배포한다. 9평 남짓한 이 점포의 하루 매출은 무려 2백만원. 맥주 전문점인 '비어플러스' 서소문점 이창우 사장(36)은 점포를 연 뒤 2년간 매일 매출과 메뉴,고객,종업원 정보 등을 모두 데이터로 만들어 저장해두고 있다. 하루 1백60만원 이상 매출이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는 생생한 데이터를 종업원들에게 보여줘 책임감을 심어준다. 출산용품점 '프랜드리베이비' 홍제점의 정일권 사장(30)은 배달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있다. 정 사장은 물건을 자기 차에 싣고 고객을 태워 집까지 데려다준다. 가는 동안 육아를 비롯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친구가 된다.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십중팔구 출산을 앞둔 친지들을 정 사장에게 소개해준다. 장사 잘하는 사람들에게도 결국 왕도는 없는 법이다. 눈에 띄게 부지런을 떨거나,남들과 다른 길을 가기 위해 고민하다 보면 반드시 대가가 돌아온다는 게 장사의 실증 법칙이 아닐까.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