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Q-10이라는 보조효소가 퇴행성 신경질환인 파킨슨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클리포드 셜츠 박사는 14일 미 신경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80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셜츠 박사는 파킨슨병 환자들이 Q-10 분비량이 매우 낮다는 사실에 착안,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16개월에 걸쳐 Q-10 보충제를 단위를 달리해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겐 위약을 주었다. 이 보조효소는 심장기능을 개선하는 비처방항산화 보충제로 판매되고 있다. 16개월 후 투여단위가 가장 높은 그룹이 비교그룹에 비해 정신-신체기능 저하의 정도가 44%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셜츠 박사는 Q-10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완전히 중단시키지는 못했지만 투여단위가 높아질수록 병의 진행이 크게 느려졌다고 밝혔다. 셜츠 박사는 이는 "매우 놀라운" 결과라고 말하고 더 많은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임상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레바도파 등 현재 파킨슨병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약은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떨어진다. Q-10은 비타민처럼 체내의 대사과정을 도우며 특히 세포의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내의 사립체(絲粒體)의 활동을 촉진시킨다. 파킨슨병은 몸 떨림, 근육 경직, 느린 동작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몸의 동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만들어지는 뇌 부위인 흑질(黑質) 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카고 AP.UPI=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