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은 항공산업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늦은 오는 2004년까지 항공기 생산을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보잉측 고위 임원들은 2004 회계연도에 인도될 비행기 숫자에관한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기껏해야 2003 회계연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잉의 민간여객기 담당 책임자인 앨런 물랠리은 "2004 회계연도 전망은 몇개월전보다 어두워졌으며, 비행기 생산량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측은 아직까지는 올해 380여대의 비행기를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이는 지난해의 527대에서 28%가 낮아진 것이다. 보잉측은 내년에 275∼300대의 비행기를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일부 항공사들이 파산을 모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수치가 250대 정도로 떨어져도 놀랄만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보잉과 유럽의 경쟁사인 '에어버스'에 부품을 공급해온 한 업체의 임원은 "대부분의 예상이 2003년에는 항공사들이 수지균형을 맞출 것이란 믿음에 근거를 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런 수지균형이 2004 회계연도에 이뤄질 것이란데도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널은 보잉과 에어버스가 작년 9.11 테러의 여파로 비행기 생산과 인도를 늦췄으며, 두 항공사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양사의 관계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