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어제 경제정책 조정회의를 열고 부동산과 증권시장 안정대책을 내놨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양도세 탄력세제를 개편하겠다는 방안이 적지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증권시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는 것같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물론 미국 등 세계증시가 모두 불안한 터에 과연 어떤 시장 대책이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알맹이 있는 내용이랄 것도 없어 괜스레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인 끝에 실망감만 안기는 건 아닐지 그것이 우선 걱정스럽다. 이날의 주가동향 역시 정부의 시장 안정대책이 알려진 오후들어 상승폭이 오히려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평가를 그대로 드러냈다. 내년 2월까지 기업연금제도를 입법화하겠다는 것만 해도 이것이 증시대책에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기업연금이 활성화되면 장기적으로 주식수요가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연금 적립액을 주식에 투자할 것인지 채권 또는 다른 확정금리 상품에 투자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근로자와 회사의 선택에 달린 것일 뿐 정부가 이를 내세워 섣부른 기대를 부추기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 배당지수를 만들고 투신사들이 관련 상품을 개발하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엉뚱해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투신사의 상품개발은 민간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지 정부가 개입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랩 어카운트'등 증권사의 고객 자산운용 기능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 등은 오히려 다소 늦은 조치라고 하겠다. 실거래가 과세 등 부동산 대책은 주목해볼 대목이 많다. 투기지역을 다른 지역보다 중과세할 수 있도록 양도세제를 개편하겠다는 방안은 적극적으로 연구해봄직 하다고 본다. 투기지역 지정 등 실무상 어려움도 있겠지만 시행방법에 따라 효과는 적지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조세와 관련한 정부의 자의성이 과도하게 커질 수도 있어 시행절차를 정함에 있어 적절한 보완장치가 있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