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과학자들이 이달 중순 발사된 러시아위성에 박테리아로 채워진 암석을 탑재해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다른 행성에서 시작됐는 지를 규명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로잔대학의 생물학자들은 만약 인체에 무해한 토양균인 고초균(枯草菌)이 대기권 재인입 과정을 버텨 낸다면 생명체가 외계에서 비롯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학계 일각에서는 생명체가 어느 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운석에 실려 초기 태양계주변을 맴돌다가 다른 행성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로잔대학의 박테리아 실험팀장인 미생물학자 클로드-알렌 로텐 교수는 "대기권 재진입을 제외하고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위험은 이미 과거에 실험된바 있다"며 "박테리아가 엄청난 가속도를 견뎌낼 수 있다면 운석이 행성에서 다른행성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텐 교수는 "스위스 국방부과 공동으로 폭발시 박테리아의 생존 정도도 측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텐 교수는 박테리아가 대기권 재진입에서 생존한다고 하더라도 생명체가 다른 행성에서 나타났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인했다고 스위스국제방송은 전했다. 로잔대학의 연구팀은 오는 15일 모스크바 북부의 플레스테츠크에서 발사되는 러시아 위성이 2주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귀환하는대로 실험 결과를 분석한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