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이 브랜드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일한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임에도 미쓰비시 브랜드를 단 차종이 타사 브랜드를 단 것보다 딜러당 판매대수에서 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는 산자부 조사처럼 브랜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로열티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우인터내셔널이나 현대종합상사처럼 옛 그룹시절의 대표브랜드 소유권을 갖고 있는 상사의 경우 종전 계열사들과 브랜드 사용료 협상을 통해 가욋돈까지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대우차에 '대우(DAEWOO)' 브랜드의 해외사용권을 359억원에 매각키로 잠정 합의했다. 대부분 정리채권이어서 실제 매각대금은 24억원 가량에 불과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를 대우전자, 대우조선, 대우기계 등 종전 계열사들과 본격적인 브랜드 사용료 협상을 벌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자세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브랜드 가치의 평가기준을 마련, 대우차로부터 359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향후 협상기업에 대해서는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또 ㈜대우 분할과정에서 160개국 2천800건의 상표출원에 대한 독점사용권을 승계받은 만큼 지난해 기획팀, 법무팀 직원을 중심으로 브랜드위원회를 구성, 해외에서의 브랜드 활용방안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상사는 지난달 브랜드 로열티 사업을 향후 5대 신사업의 하나로 채택, 브랜드 사업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현대상사는 지난 5월 중국 에어컨 제조업체 '치고'로부터 '現代' 브랜드 사용료로 3천만달러와 판매대금의 5%를 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현재 중국 가전업체 '윈웨이'와도 3천만달러 규모의 브랜드 사용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대상사 관계자는 "이밖에 유럽의 전기.통신업체들과 브랜드 사용협상을 진행중"이라면서 "이를위해 최근에는 영문 브랜드 'HYUNDAI'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하이닉스와 브랜드 이용에 따른 계약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LG상사와 SK글로벌은 자사명의 브랜드 수출은 하고 있지 않지만 내수 강화 차원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하다고 판단, 패션부문을 중심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지난 8월 출시한 핸즈프리에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핸드폰 브랜드'애니콜'을 연상시키는 '애니존'이라는 브랜드 명을 붙여 시너지효과를 누리겠다는브랜드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