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로 유명해진 로렌조 오일이 부신 백질 이영양증(ALD)이라는 희귀 유전질환 치료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29일 독일 24시간 뉴스전문 채널 n-tv가 보도했다. 독일과 벨기에, 이탈리아의 연구자들이 지난 1989년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 케네디 크리거 연구소의 지원으로 당시 6세 이하였던 어린이 ALD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로렌조 오일을 투여한 결과 분명한 치료효과를 보았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그동안 로렌조 오일을 복용한 청소년 중 4분의 3이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건강한 반면 이를 복용하지 않은 경우엔 3분의 1만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18개월 이상부터, 늦어도 6세 이전에는 로렌조 오일을 이용한 ADL 치료를 시작하라고 권장했다. `로렌조 오일'은 올리브유와 평지 씨 기름을섞은 것이다. 어린이에게만 발병하는 난치성 유전질환인 ALD는 긴사슬형 지방산(VLCFA)이 분해되지 않고 피 속에 축적되다 뇌로 흘러들어가 뇌신경을 파괴함으로써 청각 및 언어, 운동능력을 천천히 잃고 결국 목숨을 잃게 되는 병이다. 2만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이 희귀병과 로렌조 오일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것은 지난 92년 닉 놀테와 수전 서랜든이 주연한 미국 영화 `로렌조 오일' 때문. 이 영화는 로렌조라는 아들이 5살 때부터 ADL에 걸려 죽어가자 어머니 미 카엘라 오도네가 남편 아우스토와 함께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올리브와 평지씨기름을 혼합한 기적의 치료약인 로렌조 오일을 만들어 낸 실화에 바탕한 것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처음에는 이 물질의 효능에 대해 회의적이었으나 이후 여러 임상연구에서 부분적으로 효과가 확인됐으며, 이번 연구결과는 가장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임상실험을 통해 치료효과를 입증한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