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월드컵 열기가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지난 여름.삼성카드는 "승리의 어퍼컷"을 수없이 날린 명장 히딩크 감독을 모델로 내세워 "대박 중의 대박"을 터뜨렸다. 삼성카드에서 광고와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는 BM(브랜드매니지먼트)팀 식구들은 아직도 지난 여름이 황홀한 꿈처럼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BM팀은 히딩크 광고가 성공을 거두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작년 초 어렵게 계약한 히딩크 감독이 저조한 성적을 보이자 주변의 반응은 곱지 않았다. "비싼 모델 데려다가 망신만 당하는 것 아니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사내에서도 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BM팀은 끊임없이 설득하며 내부 여론을 무마해야 했다. 결국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 다시 히딩크 광고를 올리기로 합의했다. BM팀 김일주 팀장은 "작년 3월 팀이 신설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히딩크 논란이 확산됐다"며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올해 히딩크 광고가 다시 등장한 것은 지난 5월.월드컵 평가전이 한창일 무렵이었다. 한국팀이 승승장구하며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룰 때까지 삼성카드 BM팀은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팀원들은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광고를 싣기 위해 언론사에 항시 대기하는 등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도 BM팀의 선견지명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냈기 때문에 전혀 힘든 줄 몰랐다. 삼성카드는 현재 탤런트 정우성과 고소영이 나오는 "사랑하는 이에게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란 카피의 연작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김 팀장은 "일단 연말까지는 정우성.고소영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라며 "히딩크 감독이 등장하는 CF는 연말 이후에나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등장할 히딩크 광고의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진 않았다. 그러나 상업성을 최대한 배재한 이미지 광고 형식으로 풀어나갈 예정이라고 BM팀은 귀띰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