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23일 대한생명을 인수함에 따라 대한생명은 명실공히 생명보험 `빅3'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한생명은 지금까지 주인없는 회사라는 인식 때문에 영업사이드의 선전에도 불구, 고객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지 못했으나 이번에 부실생보사의 멍에를 벗게 되면서 경영에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지금까지 개인영업에서 강세를 보였으나 앞으로 한화의 계열사, 관계사 등을 통해 단체보험, 퇴직보험을 유치할 수 있게 되는 등 법인영업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대한생명은 자산규모로는 교보생명에 뒤지고 있으나 수입보험료는 작년 5월을기점으로 6년만에 교보생명을 추월한 상황이다. 실제로 대한생명은 지난해말 현재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단체보험에서는 18.2%의점유율을 기록, 24.4%의 교보생명에 뒤져 있지만 개인보험에서는 시장점유율 20.6%를 차지, 15.9%의 교보생명에 앞서 있다. 따라서 총 수입보험료에서도 대한생명은 20.4%를 차지, 16.7%의 교보생명을 앞서 있는 상태이다. 자산규모는 지난 7월말 현재 교보가 28조600억원인데 비해 대한생명은 26조3천억원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대한생명 정상화에 따라 대형사 위주로의 업계 판도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우리증권 이승주 애널리스트는 "최근 생보업계가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대형사에고객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빅3의 한 축인 대한생명이 주인을 찾게 돼 재편속도가가속화될 것"이라며 "결국 업계의 큰 그림이 다시 그려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내다봤다. 한편 대한생명 자체로는 증권사의 자산종합관리사를 활용해 VIP마케팅을 펴는등 그룹계열사인 한화증권과 한화투신운용 등 다른 금융권과의 공동마케팅이 가능해졌다는 이점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신동아화재도 한화 계열사의 단체상해보험, 계열사의 각종 건물에 대한화재보험 등을 인수하는데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대한생명 노동조합이 최근 한화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것은 향후 한화가대생을 장악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조측은 한화가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그룹을 슬림화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고용승계의 폭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당장 업계 파장까지 논하기는 힘들다"며 "앞으로 대한생명의 성패나 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은 전적으로 인수기업인 한화의 영업전략과 경영능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