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알코올에 노출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선택을 요구하는 행동에 있어서 반응시간이 느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대학 운동-영양학 교수 로저 사이먼스 박사는 '알코올중독: 임상-실험연구' 9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출생 전 모체 자궁에서 알코올에 노출된 아이는 뇌의 정보처리 속도가 느리고, 뇌의 정보가 근육에 전달되는 운동반응 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사이먼스 박사는 출생 전 알코올에 노출된 아이 11명과 그렇지 않은 아이 14명(모두 6-10세)를 대상으로 반응시간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하고 자궁에서 알코올에 노출된 아이들이 이처럼 반응시간이 느린 것은 알코올로 인해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 변화가 발생, 신경충동 전달을 지연시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이먼스 박사는 이 아이들에게 두 가지 테스트를 했다. 첫번째 테스트는 불이 들어오면 손가락을 대고 있던 버튼에서 팔 전체를 떼는 것이고, 두번째 테스트는 두 개의 등 중에서 오른쪽 등에 불이 켜지면 오른손을, 왼쪽 등이 켜지면 왼손을 들게 하는 것이었다. 뇌가 작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첫번째 테스트의 경우 두 그룹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으나 다소 복잡한 두번째 테스트에서는 알코올 그룹이 평균 497밀리초(秒)로비교그룹의 413밀리초에 비해 상당히 느렸다. 팔의 동작이 일어나는 시간은 두가지 테스트 모두 알코올 그룹이 느렸다. 첫번째 테스트에서는 알코올 그룹이 평균 77밀리초, 비교그룹이 70밀리초였고 두번째 테스트에서는 알코올 그룹이 89밀리초, 비교그룹이 79밀리초로 나타났다. (샌디에이고 UPI=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