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가 쓸모있는 이유는 알기 쉽고 외우기 편하기 때문이다. 단순 명쾌한 만큼 전임직원이 회사의 사명(mission)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다. 회사의 목표가 무엇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전임직원이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은 것은 엄청난 잠재력이다. 무엇보다 의사결정이 빨라진다. '시장점유율 극대화'가 키워드면 영업사원은 덤핑이나 외상도 불사할 수 있다. 반대로 '최고 수익률'이 목표면 싼 가격엔 팔지 않을 것이다. 보통의 경우 영업현장에서 결정짓지 못하고 상사에게 묻고 상사는 또 자신의 상사의 결재를 기다리느라 며칠을 보낸다. 공유하는 키워드가 있으면 이런 시간낭비는 줄일 수 있다.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원용해 만든 플라이휠효과를 보면 키워드의 중요성은 명확해진다. 키워드가 설정되면 전임직원들은 그 키워드를 일관된 목표로 삼아 전진할 수 있다. 그에 따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부문별로 축적되기 시작한다. 성과에 힘입어 사람들이 일렬로 늘어선다. 곧 전략과 비전, 일상 업무가 일사분란하게 줄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비전과 전략이 추진력을 얻고 다시 회사는 도약의 선순환 사이클로 들어서게 된다. 아무리 단순하고 조악한 것이어도 키워드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 키워드로 표현된 전략이나 비전은 회사로서는 먼길을 가는데 참조하는 지도이기 때문이다. 전략이 있어야 목표점이 생기고 그에 따라 지금 할 일, 당장 내릴 판단이 정해질 수 있다. 피터 드러커의 말대로 "장기적 계획은 미래의 결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리는 결정의 미래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키워드는 사실 최고경영자(CEO)의 몫이다. 그러나 실현가능성이 높은 비전이나 전략을 제대로 짜기 위해서는 회사마다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회사의 미래에 관심을 갖는 기획기능이 필요하다. 바람직하게는 전략담당 최고경영자(CSO:Chief Strategy Officer)라는 직책도 있는 게 좋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