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을 중심으로 독주(毒酒)문화가 퇴색하면서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 레스토랑'이 각광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주 맥주 고량주 등이 곁들여지는 한식당이나 중식당에서도 와인이 더 잘 많이 팔리는가 하면 대규모 와인셀러(저장고)를 갖춘 호텔 레스토랑도 등장했다. 독한 술을 싫어하는 내국인은 물론 와인 문화에 익숙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저녁시간대엔 자리를 잡기도 어려울 정도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사리원'(02-3474-5005)은 내부 인테리어부터 여느 고깃집과 다르다. 원목으로 마감된 매장에 들어서면 고급 양식당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이곳에선 불고기 갈비 야채불고기 꽃등심 등 고기류를 1인분에 1만4천∼1만6천원에 파는데 이 식당이 유명해진건 30여종의 고급 와인을 시중의 절반 가격에 맛볼 수 있기 때문.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이 승리를 자축하며 마셨다는 '코트 듀 론(Cote du Rhone)',산체스코 라우지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가끔 들러 찾는 '르믈레(Remole)' 등 대부분 와인이 1병(7백50㎖)에 2만∼5만원대다. 사리원은 서초점과 도곡점 두 곳에서 지난해 1만2천여병의 와인을 팔아 프랑스 대사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식사 메뉴로는 강원 봉평산 메밀을 지하 방앗간에서 갈아 뽑아낸 냉면이 일품이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타이타닉'(02-3444-1010)은 고량주 대신 와인을 곁들여 중국요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외관을 배 모양으로 꾸민 4층 건물의 타이타닉은 2,3층이 중식당이고 4층은 1백70여가지 와인을 파는 바(Bar)다. 프랑스산 이탈리아산은 물론 '제3국 와인'으로 불리는 칠레 오스트리아 미국 등지의 1백70여가지 와인을 병당 3만∼10만원에 즐길 수 있다. 2층에 와인셀러를 마련해 고객이 와인을 직접 고르게 했다. 폭주문화가 바뀌면서 독주 대신 와인을 찾는 손님들이 연초보다 3배 정도 늘었다는 게 식당측 설명이다. 특급 호텔 가운데는 지난 4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층에 오픈한 '바인(02-317-7151)'이 3백50여종의 제품을 갖추고 와인 초보자와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매장 면적은 2백평, 좌석수는 1백34개에 달하며 4개의 별실도 갖추고 있다. 1년에 12만원을 내면 개인 와인셀러에 최대 12병까지 와인을 보관해 준다. 와인 맛을 돋우는 프랑스.이탈리아산 소시지, 햄치즈, 훈제 해산물 요리 등 간단한 모듬요리와 주요 와인 생산국의 고급 정통요리가 서비스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