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이 임박해지면서 재계는 정 의원의 대선출마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 의원의 대선출마가 정경분리 원칙 훼손으로 국민 사이에서 반재벌 정서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는 입장과 그가 몰고 올 수도 있는 신선한 바람을기대하는 정서가 혼재된 상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12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정몽준 의원의 출마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을 받고 "좋다고 생각한다. 서민적이고털털해 보여 좋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 회장의 이런 답변에 대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특정인에 대해 비판적인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며 "의례적인 대답으로 봐야 한다"고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회장의 말에 의례적인 부분이 있더라도 한때의 경쟁그룹 출신 인사의대선출마에 대해 `덕담'을 던진 것은 적지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다른 일부 재계 인사들도 정 의원은 기업을 경영하는 경제인이 아니라 이미정치인이며 정치인이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이에 앞서 정 의원의 출마와 관련, "정의원이출마하면 현대중공업 등의 주가와 신용도가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손 부회장처럼 정 의원의 출마를 걱정하는 재계인사들은 정 의원이 대선에 나서게 되면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현대가(家) 기업들이 정치바람에 휩쓸릴 수 밖에 없고그렇게 되면 신용도나 주가가 떨어지는 등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외환위기후 재벌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정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재벌출신 인사가 권력까지 추구할 경우 국민들 사이에서`재벌공화국'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반재벌 정서가 확산되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현대가(家) 기업들은 회사가 정치에 연루되는 일은 결코없을 것이라면서도 정 의원의 출마로 경영환경이나 이미지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것으로 보고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정 의원의 대선출마에 연루될 경우 회사 이미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고 임직원들에게 정 의원에 대한 얘기 자체를 꺼내지도 못하게 하는 등 차단벽을 치고 있다. 현대차 등 여타 현대가 기업들 역시 불똥을 피하기 위해 `정 의원 출마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회사경영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사례로 볼때 정 의원이 정경분리를 위한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에 부딪치리라는데는 재계가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