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신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최근 물난리를 겪는 것처럼 엄청난 재앙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국내 대학총장을 지낸 교육자가 최근 다국적 기업의 국내 CEO(최고경영자)에 올라 화제다. 한라대 총장을 지낸 이창훈 비벤디 워터 한국 CEO(48)가 주인공. 이 사장은 대학총장 출신이 CEO가 된 데에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CEO란 판단력과 양식을 갖췄는가의 문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물을 매니지먼트 하는 것이 치수(治水)요,치수의 핵심은 리더의 정확한 판단과 양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비벤디 워터의 CEO로서 환경부와 긴밀히 협력,국민건강의 최대 관심사인 상수의 바이러스 검출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며 "환경부와 상수시설의 민영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수자원공사와 상수 공급시설을 늘리기 위한 민간자본 투자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를 수주,착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공장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장기계약을 통해 수처리 시설 개발,금융조달,시공,운영 등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한 실제 시장 현장에 참여,관찰한뒤 한국화된 다국적 기업을 일구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파리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시간강사,한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거쳐 46세에 한라대 총장에 취임,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이제부터는 지방대란 호칭을 쓰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화가 곧 세계화이고 더 나아가 한국화가 바로 세계화라는 것.곧 자유화,민영화,탈규제화가 세계화의 핵심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 사장은 총장이 기업의 CEO가 된데 따른 각오를 묻자 "바쁜 꿀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고 서양 속담으로 갈음했다. 비벤디 워터는 1853년 설립된 상·하수도 및 공업용수 등 수(水)처리 관련 기업으로 프랑스의 대표적 다국적기업이다. 지난 2000년 3월 현대석유화학의 수처리 시설을 1천5백억원에 인수했고 2001년 3월에는 2천3백억원에 하이닉스반도체의 수처리 시설을 인수,공업용수 서비스를 공급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