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京義線)은 서울에서 개성 사리원 평양을 거쳐 신의주에 이르는 총연장 4백99㎞의 종관철도(縱貫鐵道)로 1906년 4월 개통됐다. 1908년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가는 직행열차 융희호(隆熙號)가 운행되기 시작했고, 1911년 11월 압록강 철교의 완공으로 서울과 만주 창춘간 급행열차가 생겨났다. 남북 분단으로 하루 아침에 허리가 끊겼던 경의선이 마침내 복원된다고 한다. 제2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 회의 결과 경의선 철도를 올해말까지 연결키로 하고 이를 위한 공사 첫삽을 오는 18일 남북이 동시에 뜬다는 것이다. 경의선 철도 연결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는데 이번에 마침내 구체적인 일정을 도출해낸 셈이다. 예정대로라면 경의선 철도는 올 연말,도로는 내년 봄이면 개통되리라고 한다. 끊긴 구간은 남북 각 12㎞씩 총 24㎞지만 우리측은 그간 꾸준히 공사를 해 작년 9월말 문산에서 임진강역까지 6.1㎞를 완공한데 이어 지난 4월 11일 임진강 건너편 민통선 안에 있는 도라산역까지 3.7㎞도 연결, 현재 비무장지대(DMZ)안 1.8㎞만 남겨뒀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측의 군사분계선∼개성 12㎞ 구간만 복원되면 연말 완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경의선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 철도(TCR)와 이어져 '철의 실크로드'로서 세계의 경제와 문화를 연결하는 동시에 한국이 세계의 물류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경의선 연결에 따른 화물수송이 정상궤도에 오를 2005년께면 일본과 한국 중국 러시아 유럽간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송수입만 남한 9천9백70만달러,북한 1억4천8백80만달러로 총 2억4천8백50만달러에 이르리라는 예측도 나왔다. 반세기가 넘도록 잠자던 철마가 깨어나면 서울에서 파리 런던까지 기차여행을 하는 것도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모쪼록 이번만은 합의에 그치지 않고 실행돼 내년 정초엔 서울과 개성을 잇는 기차의 기적소리를 듣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