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벌 총수들의 몸사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치권에서 대선후보를 둘러싼 정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계파간 이합집산이 활발해지는 등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재벌총수들의 `정치인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부 총수들은 추석연휴가 끝나는 9월하순부터 해외로 도피성(?) 출장을 계획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는 대외접촉이나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 정몽구회장은 동생 정몽준 의원의 대선 출마여부와 관련, 자신이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세계박람회 유치활동외에는 정치적 구설수에 휘말릴 소지가있는 언론과의 접촉이나 공식행사 참석 등 대외활동을 삼가기로 했다. 정회장은 9월25일 개막되는 파리모터쇼에도 불참하고 당분간 경영에만 전념키로했다. SK그룹 손길승 회장은 당초 예정대로 9월중에 중동지역 해외지점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아직까지 확정된 출장계획을 없지만 최근 현대차 정 회장과 함께 정부로부터 통상대사로 임명돼 앞으로 해외출장이 잦아질 것 같다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구본무 LG회장 역시 해외 합작사와의 협력관계 논의 등을 위해 연말까지는 한두차례 해외출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룹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일정을 연장하며 일본에 체류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이번주중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은 부산아시안게임이 10월 중순까지 열리는 만큼 해외출장보다는 대회기간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일본에서의 경영구상을 측근들과 협의, 구체적인 실천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평소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손병두 부회장은 국내에 있다가는자칫 구설수에 휘말리거나 귀찮은 일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기회가 되면 해외출장을 다녀오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 사이에서 이번 대선이 어느때보다 혼탁해질 가능성이 높아 곤혼스러운 일이 예기치 않게 일어날 수 있고 잘못했다가는 선거가 끝난뒤 홍역을 치를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 yks@yonhapnews.co.kr